레이블이 마케팅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마케팅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2월 2일 목요일

마케팅과 인류학 - 고민중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다가, 다음 학기 수업을 앞두고 혹시 참고할만한 책이 있을까 해서 마케팅 관련 책들이 모여있는 섹션을 스윽 훑어 보았다.

마케팅 관련 책들은 차이와 차별을 강조하고 다른 누구보다 먼저 남들이 찾지 못한 블루오션을 발견하고 그것을 나의 영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초일류' '살아남는 법'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차별화 전략' '경쟁'... 이런 단어들이 마케팅 관련 책들의 제목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단어들이었다. 레이싱 코스에 선 선수들처럼.

photo by velo_city (from flickr.com)
반면 인류학은, 차이와 차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이해하고 어떤 형태라도 차별은 철폐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경쟁하여 누군가를 제치고 내가 그 자리에 '혼자' 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함께' 서서 같은 시선에서 바라보자고 이야기한다.

하나는 다른 누군가가 따라오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다른 하나는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이해하는 그 지점에서부터 인간으로서의 발전이 시작된다고 이야기한다.

마케팅은 사악하고 인류학은 착한 학문이라고, 어린 아이들의 동화에나 나올법한 이분법으로 생각하자는 것 아니다. 다만 이 두 입장을 (인류학적으로) 화해시키고 (경영학적인 입장에서) 실용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려는 시도가 '마케팅과 문화인류학'이라는 작업일텐데 두 개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의 문제에서 (최소한 나는) 아직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수업을 통해 이 두 입장의 접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다양한 자료들에 근거해 두 입장의 차이를 '제대로' 보여줄 수만 있어도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용적인 차원의 지식들과 함께 학문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함께 이루어지는 수업이어야 가능한 일이겠지.

어렵다.

(중국과 관련하여 포스팅할 이야기가 지난 11월부터 몇 개 쌓여 있는데 그것은 아직 손도 못 대고 이런 잡생각이나 남겨 놓다니. 오죽 답답하면..... ㅉㅉㅉ)

2010년 9월 2일 목요일

뉴로마케팅

(2010년 4월 22일에 쓴 글입니다. 이전 블로그에 있던 것을 가져 왔습니다)

우연히 '뉴로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듣게 되었습니다.

관련기사는 다음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0042109043978224&outlink=1
말 그대로 신경과학과 마케팅을 결합시키는 방법이라는군요.

이런 정보를 남기는 이유는, 인류학이 여러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현재 저의 입장에서는 위 기사에서 말하는 것처럼 뉴로 마케팅이 진정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설명과 예측을 제공할 것인지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사람들의 소비 유형과 패턴을 면밀히 관찰하고 다각적인 설명을 시도하려는 인류학적 접근이 이와 같은 영역의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그 모습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 고민해 본다면 여러 측면에서 큰 이점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현실에 발 붙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세세하고 사소한 것까지도 열심히 관찰하는 자세를 계속 견지한다면 우리처럼 인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을 것입니다. (뉴로 마케팅과 직접적인 관련없는, 약간은 뜬금없는 이야기같지만) 전 이 기사를 보면서 인류학적 관점을 결합시킬 수 있는 방향을 자꾸 탐구해 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접점이 멀리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뭐..... 모두 열심히 하자는 거지요. 현실에 발 붙이고, '올바른' 관점과 생각으로.
모두 화이팅입니다. ^^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홈페이지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