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7일 목요일

아이맥 사용 시작

맥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이제 한 달 가까이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 써보는 맥.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왜 이런 좋은 기계를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생각된다. 좋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좋은 책은 여러 번 읽고 싶고, 좋은 사람은 자꾸 만나고 싶은 것처럼 좋은 기계란 그것을 자꾸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것이다. 나에게는 킨들이 그랬고 지금의 맥이 그렇다.

깨끗하고 예쁘고 ... 이런 점도 마음에 들지만, 무엇보다 네트워크로 구성되는 삶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 좋다. 핸드오프 기능으로 전화와 문자, 카톡 등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사실 맥으로 전화 받는 걸 썩 선호하지는 않지만, 벨소리도 잘 못 듣고 진동도 잘 못 느끼는 나 같은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차리게 하는 것만으로도 큰 장점이다. (미밴드도 그런 역할을 하지만 미밴드와 맥을 단순 비교하는 건 쫌..........) 문자도 카톡도 맥을 이용해 보고 답장하고 무시하고 할 수 있으니 좋다. 누구나 잘 아는 것처럼 핸드폰의 터치화면으로 타이핑하는 것보다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것이 월등하게 편하고 빠르니 더 말할 필요 없다.

인터넷 검색하다가 아이폰, 아이패드, 맥 가리지 않고 한 기계에서 다른 기계로 동일한 창을 띄울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맥에서 검색하다가 누군가에게 설명하거나 의견을 듣기 위해 그 사람을 부르지 않고 아이패드를 가지고 동일한 창을 띄워 보여줄 수 있다.

윈도우 기반의 컴을 쓸 때는 MS가 제공하는 서비스 대신 다른 대안을 찾으려 노력했었다. 구글 드라이브를 사용하고 익스플로러 대신 크롬을 쓰고. 그런데 맥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넘버스를 쓰고 페이지에 익숙해지려하고, 무엇보다 사파리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다.

다만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는 동기화 속도가 느려서 여전히 구글 드라이브와 드롭박스를 선택하고 있기는 하다.

액티브 엑스 같은 쓰레기들을 피할 수 없는 한국의 인터넷 환경에서 불편하지 않느냐는 평을 많이 봤지만, 그것은 적응하기 나름이다. 내가 거래하는 은행 사이트들은 모두 사파리를 지원한다. (어차피 은행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숫자나 확인할 뿐 '돈'이라는 실물이 내 손에 들어오는 일은 없으니..... ) 가끔 인터넷으로 뭔가를 산다면 사파리에서 검색하고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할 때 핸드폰 앱으로 처리하면 되니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이렇게 특정 회사 상품에 종속되는구나, 라고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게 편하다고 생각하면서 나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 그렇게 자본주의 상품의 소비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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